대충 10대 초반에 에렌델 입양 이야기 나오고~입양 초기에 한창 정신적으로 스트레스 받기 시작할 때부터 에렌델은 주기적으로 비슷한 악몽을 꿈. 잔뜩 일그러진 표정의 남자가 자기 목을 조르고, 나름대로 빠져나오려고 애써보지만 결국 그대로 죽고 마는 꿈이었음. 증오와 원망이 가득한 눈으로 자길 노려보면서 죽이는 남자의 얼굴은 싫어도 에렌델의 기억에 강렬하게 남음.처음에는 그저 괴롭고 무서웠는데 아이제나흐 공작가에 홀로 던져진 자기 상황이 너무 힘들어서 어느 순간부터는 그 꿈이 자기 마지막이고, 그 순간에는 반드시 편해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함. 그러다 보니 남자의 일그러진 얼굴마저 반갑고, 그 눈에 짙게 어린 슬픔을 읽어낼 수 있게 되면서 무엇 때문에 남자가 이런 얼굴로 자기 목을 조를지 궁금하기까지 함.

서서히 나이 먹고 전쟁터에서 구르고 여러 사람들에게 저주받고 괴로워 죽을 것 같을 때도 그 남자가 어떻게든 끝을 내줄 거란 생각+이든 덕에 버팀. 그쯤부터는 남자도 자기에게 원한을 가지고 죽이려 드는 수많은 사람 중 하나겠거니 싶어짐. 그렇게 생각하니 언제 그 남자를 실제로 만나게 될 지 기대되기조차 함.

그러다 루아를 만난 후로 사는 데 미련이 생기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마지막에 대해서 공포를 느끼기 시작하고… 루아가 자기 이야기를 듣고 그런 공포까지 다 감싸줬을 때 살고싶다는 희망도 품어봤고, 기분 탓인지 그 시기에는 악몽을 꾸는 빈도도 훨씬 줄어들었지만 결국 그렇게 되고(..) 다시 빈번하게 악몽을 꾸게 됨. 에렌델은 나한테 구원이나 행복같은 게 있을 리 없다고 자조하면서 다시 악몽이 실현될 날만 기다림.

몇 년 후, 별 생각 없이 유적 탐사 호위를 하러 와서 라이넬을 처음 만난 순간 에렌델은 심장이 멎는 줄 알았음.

그 사람이다.

그토록 고대하던 꿈속의 살해자를 마주하자 열병에라도 걸린 것처럼 들뜨는 기분임. 그래서 의식하지 못하는 새에 무척이나 행복하고 희열에 넘치는 미소를 지음. 찰나에 스쳐간 표정이었지만 얼굴을 마주하고 있던 라이넬만은 그걸 봤음. 이상했음. 라이넬에게 있어서 에렌델은 원수지만 그에게 자기는 초면의 평민임. 무슨 이유로 그토록 황홀한 미소를 지었는지 그 이유가 짐작도 가지 않고 이해할 수도 없음. 단 한 가지 확실한 건, 심장떨리게 예뻤음. 잠시동안이지만 그가 자기 원수이자 제가 가담한 더러운 음모의 목표라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그 후로는 본편이랑 비슷하게 에렌델이 라이넬한테 치댐(..) 뒤통수도 거하게 맞음(..) 그런데 라이넬 사정을 알고는 좀 이상한 쪽으로 빡침. 자기 죽이고도 남을 동기가 있는 사람인데 왜 꿈처럼 안 죽이는지 모르겠음ㅇㅅㅇ` 이런거… 그러다 라이넬 이용당하는 거 알고.. 동생 얘기도 듣고.. 라이넬이 자꾸 밀어내는거에 빡쳐서 난 널 (날 죽여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달지 빼애애앵ㅇ0"ㅇ도 시전하고… 물론 그거 말고도 인간적 호감 있는 건 맞고(..)

라이넬 입장에서도 에렌델이 좀 이상함. 분명히 뒤통수는 쳤는데 에렌델의 분노는 뒤통수 자체에 대한게 아니라 뭔가 부족하다는 불만 쪽에 가까웠음. 그리고 자기를 회유해서 살아남으려기 보다는 그 부족한 무언가의 이유를 캐려는 쪽에 가까운 태도임. 아니 보통은 살고 싶은 게 먼저 아닌가..? 자기 일로 죄책감을 느껴서 얌전히 죽어줄 정도면 진작 죽지 않았겠나? 싶어서 혼란스러운 와중에 에렌델의 호감어택과 얼굴ㅇㅅㅇ)9덕에 호감만 착실히 쌓이고.. 그러다 유렌 등장하고.. 에렌델을 감싸고.. 훅감ㅊㅊ

그 후로 3일간 라이넬이 에렌델에 대한 연심과 유렌에 대한 걱정으로 심란해하는 동안 에렌델도 묘한 설렘과 불안감에 시달림. 그러다가 본편에서는 라이넬 꿈도 못 잡고 꿀잠ㅠㅠㅠㅠ잤던 그.. 회유이벤트 전날 밤, 에렌델은 또 그 꿈을 꿈. 에렌델은 라이넬과 거점 밖으로 나갔고, 그곳에서 유렌을 만났음. 본편처럼 상황이 전개되고 결국 유렌은…ㅇㅅㅠ 그리고 한 번 시야가 암전되었다 돌아오자 항상 보았던 그 장면이 되풀이 됨. 이것 때문이었구나. 에렌델은 맥이 탁 풀려버림.

꿈에서 그토록 오래 보아왔고, 미궁에서 실제로 만난 라이넬은 정말로 좋은 사람이었음. 자기 때문에 조국이 멸망하고 가족이 다 죽었는데도 제대로 된 살의를 드러낸 적이 없었음. 나는 그런 사람을. 에렌델은 눈을 질끈 감음. 나 하나 편해지자고 라이넬을 이용하려 든 거나 마찬가지임. 수도 없이 사람을 죽이면서 자기혐오를 느낀게 한두 번도 아니지만 지금처럼 자신이 끔찍하게 느껴진 적이 없었음. 그리고 아침에, 라이넬이 나가자는 말을 하자 올 것이 왔다는 걸 직감함.

어제까지의 에렌델이었다면 끝이 왔다는 사실에 미칠듯이 기뻐했을 테지만 그 꿈의 전말을 모조리 알게 된 이 순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 수가 없었음. 십 년이 넘는 세월을 이 순간만 기다리며 버텼는데… 마음의 준비를 하거나, 꿈에서 본 상황을 바꾸기 위해 손써볼 틈조차 없었음. 발 디딜 곳이 사라진 듯 막막한 느낌임.

어떻게 식사를 했는지도 모르고, 다른 사람들과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도 모르겠음. 어쨌든 정신을 차려보니 라이넬과 함께 거점을 나선 상태였고, 몇 분 후면 유렌과 마주칠 것임. 이미 폭탄이 머리 속에 심어진 유렌의 사망은 기정사실이었고, 에렌델은 무력했음. 너무나.

예정대로 유렌이 나타나고, 라이넬에게 공격받고, 유렌이 라이넬과 이야기하고, 웃고, 모든 장면이 꿈속과 같았음. 단 하나, 처참한 심정으로 그 모든 광경을 바라보는 에렌델의 귓가에 유렌의 마지막 말이 들렸다는 게 달랐음.

형은 살아

그 차이를 곱씹어 볼 새도 없이 에렌델은 기절함.

목이 졸리는 느낌에 눈을 떴을 땐, 드디어 수도 없이 경험해 왔던 그 순간이었음. 에렌델은 저항하지 않고 가물가물한 눈으로 라이넬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자세히 보기 위해서 애씀. 꿈과는 뭔가 달랐음. 라이넬은 일그러진 얼굴로 제 목을 조르고 있었고, 그 표정에 밴 증오와 원망도 여전했지만, 그것보다 더 확연하게. 울고 있었음. 어째서? 날 죽이면서 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의아한 와중에도 라이넬이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음. 하지만 그 동시에, 라이넬에게는 그저 미안할 따름이지만, 드디어 모든 게 끝난다고 생각하니 후련함. 다만 마지막으로 라이넬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다고 생각했음. 저도 모르게 손을 뻗었던가, 눈 앞이 어두워 잘 모르겠음. 어쨌든,

살아줬으면 좋겠어.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의식의 끈을 놓




게 둘 것 같나ㅇ0ㅇ)99 쿨러거컼러코거커러코커곸루ㅜ커궠뤄쿠거ㄹ커ㅜ거ㅜ

눈물도 닦아주고 지 동생이랑 똑같은 말 속삭이고 죽으려는 놈을 죽게 냅두면 라이넬쨔마가 아니랄지ㅇㅅㅇ)9 아니 그거 아니라도 호감땜에 못 죽이는뎁쇼ㅇ0ㅇ)99

라이넬은 자기 밑에 깔려서 미친듯이 기침하는 에렌델을 이해할 수 없다는 눈으로 바라봄. 어차피 목을 조르는 그 순간부터, 차마 제 손으로 에렌델을 죽일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었음. 라이넬에게는 정말 그밖에 안 남았으니.

그리고 호감과는 별개로, 에렌델이 지금껏 해 온 행동들이 마음에 걸려서 이제는 아주 돌아버릴 것 같았음. 처음 만났을 때 웃던 것. 자기가 배신자임을 알리고 금세 손을 뗐을 때 무언가에 실망하고 분노했던 일. 자기 목숨에 별 미련을 보이지 않던 언행들. 작정하고 목을 조르는 손에 조금도 저항하지 않고, 숨이 막혀 얼굴을 찌푸리는 와중에도 입가에 떠올라 있던 미소. 죽어가는 와중에도 눈물을 닦아주던 힘없는 손길. 제 살해자에게 살아달라고 남기려던 마지막 말. 어느 하나 이상하지 않은 것이 없음. 게다가 간신히 숨을 고르고 에렌델이 왜… 하다 삼킨 말도 그 의문더미에 어이없음 한 삽을 더 퍼줌. 자기가 한 짓은 생각도 안 하고 왜 안 죽였냐고 물어보려다 만 거지 저거…

왜 저항 안 했어?

물어보는 라이넬이 어이없기는 에렌델도 마찬가지였음. 내가 저한테 미안한 건 미안한 건데 나 때문에 가족 죽고 마지막 남은 동생까지 저꼴 났는데 복수든 화풀이든 당연히 죽여야 하는 거 아닌가?

서로 죽이지 않은 것에, 죽여달라는 듯이 고사지내는 것에 어이없어서 피차 엉망진창인 얼굴로 노려보다가 에렌델이 먼저 시선을 피함.

내가 저항해야 했어?

반문하는 목소리에서 짙은 피로감이 느껴졌음. 그 느낌이 어쩐지 익숙해서 반추하던 라이넬은 작게 신음함. 멀리 갈 것도 없이, 바로 자신이 항상 느끼던 그 피로감임. 그걸 깨달은 순간 한 가지 가정이 머리를 스침. 솔직히, 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라이넬은 결국 그 질문을 입에 담음.

너, 처음부터 내 손에 죽으려고 한 거야?

처음부터, 에 에렌델이 움찔하는 것을 본 라이넬은 제 짐작이 맞아떨어졌다는 것을 깨달음. 에렌델이 라이넬을 제 사신으로 점찍지 않고서야 그런 언행을 보일 이유가 없었음. 반대로, 처음부터 라이넬을 자신을 죽여, 삶에서 해방시켜줄 사람이라 여겼다면 첫 만남부터의 모든 태도가 설명됨. 하지만, 대체 왜? 만난적도 없고 라이넬이 누군지도 직접 밝히기 전까진 몰랐으면서. 당연히 떠오른 의문에 다 지친 눈을 한 에렌델이 답을 함.

꿈을 꿨어. 어릴 적부터. 네가 내 목을 조르는 꿈을. 아주 많이.

그랬는데… 왜 안 죽은걸까. 대답보다는 혼잣말에 가깝게 중얼거리는 에렌델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음.

남의 손을 빌려서 편해지는 건 역시, 잘못이겠지.

에렌델의 말이 워낙 충격적이라 잠시 멍해있던 라이넬은 재빨리 에렌델의 손목을 꺾었음. 잠깐 정줄을 놨다가 하마터면 에렌델이 제 코트 주머니에서 단검 빼내다 자해하는 꼴을 두눈뜨고 지켜볼 뻔했음. 멘붕에 멘붕이 더해져서 울컥한 라이넬은 이게 무슨 짓이냐고 사납게 물음. 그러자 에렌델은 너야말로 왜 막냐고 적반하장..

네 손 더럽힐 필요 없다고, 내가 지금까지 잘못 생각한 거라고, 미안하다고, 스스로 죽겠다고 하는 에렌델을 보면서 라이넬은 뒷골이 땡기고.. 울화가 치밀고.. 방금 전에 유렌이 끔찍하게 죽은 것만으로도 미치겠는데 이새끼가 아주 돌게 해주는구나 싶고…

그리고 그 모든 것 위에, 에렌델을 결코 죽게 내버려둘 수 없다는 생각이 섬. 증오스럽지만, 원망스럽지만, 어쩔 수 없이 반해버렸음.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그에게 마음이 끌린 대가로 유렌이 참혹하게 죽은 이 순간에조차 놓을 수 없을 만큼. 사소하게 산재한 문제들이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결단은 내려졌고, 행동은 신속했음. 어질캐는 공속과 크리ㅇㅅㅇ)9

네 멋대로 내 손에 죽으려고 해놓고, 이제 와서 관두겠다고? 누구 맘대로?

그리 묻는 라이넬이 에렌델은 이해가 안 갔음.

그건, 내가 잘못 생각한 ㄱ…
    내 손에 죽겠다는 건, 네 목숨은 내 것이란 얘기지?
    아니, 그렇게까지ㄴ…
    그러니까 내 마음대로 처분해도 되겠지?
    잠깐, 라이ㄴ…
    살아, 에렌델.

에렌델은 말문이 막혔음.

죽을 생각따위 하지 말고 살아. 네 평생으로 속죄해.

빠르게 속삭이면서 내 곁에서, 라는 말은 입 안으로 삼켰음. 에렌델이 죄책감을 느끼고, 죽으려 했다고 해서 용서할 수는 없었음. 다만 이대로 죽게 둘 수 없음. 그가 죽는다면 라이넬도 살 수 없다는 것만은 자명했음. 살라는 말을 돌려받고 금방이라도 울 듯이 일그러지는 에렌델의 표정은 꼴사나우면서도 조금은 사랑스러웠고... 잃고 싶지 않았음. 살릴 수 있다면, 제 옆에 묶어둘 수 있다면 죄책감이든 뭐든 이용해 줄 수 있었음.

라이넬은 처음 만난 그 순간, 에렌델이 지었던 미소를 아직 기억하고 있음. 황홀하고, 꿈결같고, 아득한 행복에 가득찼던 그 표정을 보았던 때부터 에렌델을 죽이는 것은 불가능했던 것일지도 모름. 그렇게 생각하면서 에렌델을 꽉 끌어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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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에렌델 죽는데 실패하고+라이넬이 이미 여기부터 애>>증이라 에렌델 인생부터 저당잡는 그런 루트인 ㄱ….ㅓㄹ…로… 저러고 협력자 포지션 잡아서 대충 본편이랑 비슷하게 저세상 철벽에 고생하다 연애하지 않을까 호에에~ㅇㅅㅇ~ 에렌델이 라이넬한테 가족 일 말고도 (자기 딴에는) 이용했다는 데 대한 죄책감+내가 미울 텐데도 살아서 속죄하라고 동기부여해준 데 대한 고마움이 혼재해서 라이넬 태도가 이르게 물러지고 빠르고 숙성해봤자 저세상 눈새인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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